겨울만 되면 신품종의 딸기는 물론 딸기를 넣어 만든 각종 디저트와 가공식품이 출시된다. 사실 딸기는 겨울 제철 과일이 아니다. 딸기 철은 이르면 4월부터 7월까지이다. 어쩌다가 딸기의 제철이 초여름에서 겨울로 바뀐 걸까.
딸기를 비닐하우스에서 인위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여름에는 땅에서 재배된 딸기가, 겨울에는 하우스에서 재배된 딸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온도와 습도, 일조량이 일정하게 조절된 하우스 딸기의 맛과 질이 더 좋아지면서 딸기의 제철이 겨울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실제 농촌진흥청에서 분석한 결과, 겨울철 딸기의 맛과 영양이 모두 초여름 딸기보다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딸기는 낮은 온도에서 오랜 기간 숙성되면서 초여름 딸기에 비해 당도가 높고 신맛은 덜하다. 겨울 딸기 1개의 비타민 c 함량은 레몬의 2배, 귤의 3배, 사과의 10배에 달한다. 단 5~6개면 하루 필요한 비타민 c를 섭취할 수 있다. 항산화 성분도 사과보다 4배가량 많이 함유돼 있다. 딸기의 비타민 c는 면역력을 높여주고, 노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돕고,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딸기의 붉은 색을 내는 천연색소 역시 건강 관리에 효과가 탁월하다. 안토시아닌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비타민 a는 안구건조증, 황반변성, 백내장 등을 예방해 눈을 보호해 준다. 그런데 최근 딸기의 또 다른 효능이 발표됐다.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미국 신시내티대 의과대학(university of cincinnati college of medicine) 연구팀에 따르면 딸기가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연구팀은 가벼운 인지 장애를 호소하는 50~65세 사이의 과체중 남녀 3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12주 동안 한 그룹에게는 아침식사를 할 때 물과 섞은 딸기 한 봉지를 제공했다. 딸기 한 봉지는 딸기 한 컵에 해당하는 양이다. 다른 그룹에게는 딸기 가루가 아닌 위약을 제공했다. 이후 대상자들에게 기억력 테스트를 실시하고, 기분, 우울 증상의 정도, 신진대사 수준 등을 추적 분석했다. 그 결과, 딸기 가루를 섭취한 그룹은 기억력 테스트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 우울 증상의 정도도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로버트 크리코리안(robert krikorian) 박사는 “베리류에 풍부한 안토시아닌 등의 항산화 성분과 각종 영양소가 인지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안토시아닌의 소염 작용 때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치매센터가 발간한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 치매환자는 93만여 명으로, 치매유병률은 10.38%로 추산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인 셈이다. 국내 치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올해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