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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먹고 '이것' 먹었다간"... 약효 떨어뜨리고, 부작용 만드는 의외의 식음료 3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할 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약효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를 '약물 상호작용'이라고 하는데, 이런 약물 간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함께 먹었을 때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음식과 음료도 있다. 특히 음식이나 음료는 위험성이나 부작용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생각해 무심코 다량 섭취하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장기간 약물 복용 중이라면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 예컨대 술은 많은 사람들이 약과 함께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커피나 자몽주스도 약물 상호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약물과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식품 3가지와 안전한 복용법에 대해 가정의학과 김현진 교수(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조언으로 상세히 살펴본다.
1. 술
이유는 정확히 몰라도 술은 직관적으로 약과 함께 마셔서는 안 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이유는 술과 약이 대사되는 곳이 '간'이기 때문이다. 많은 약들은 주로 간에서 대사되는데, 술과 함께 복용할 경우 간에 부담이 증가하여 간손상 발생 위험이 있다. 김현진 교수는 "술과 함께 먹으면 위험한 약에 대표적으로 진통제가 있다"며, "또 알코올은 중추신경계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는데, 같은 작용을 가지는 수면제, 항불안제, 항히스타민제 등을 함께 복용하게 되면 과도하게 중추 억제가 될 수 있어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정 항생제 역시 술과 함께 복용 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절대 금기다. 김 교수는 "메트로니다졸 및 일부 세팔로스포린 계열 항생제는 술과 함께 복용 시 알코올 분해가 억제되어 독성 물질 축적으로 심각한 숙취와 혈압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절대 병용 금기"라며 "의사가 약물 복용과 함께 금주할 것을 권유하였다면 이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 카페인
술과 반대로 카페인은 대표적인 중추신경 자극제로, 졸음을 줄이고 각성을 높이는 등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이로 인해 심장이 빨리 뛰고 손이 떨리는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김현진 교수는 "그런데 고혈압약, 부정맥 관련 약물,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 약 등을 복용하고 있다면 두근거림이나 손 떨림 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카페인 성분이 약효를 감소시키는 약물로는 철분제가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카페인과 철분제를 함께 복용 시 철분이 잘 흡수되지 못하고 배출되어 약은 계속 먹는데 빈혈 수치가 오르지 않을 수 있다"며, "따라서 철분제 복용 전후 1~2시간은 카페인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카페인은 커피뿐만 아니라 에너지음료, 초콜릿, 콜라 등에도 들어있기 때문에 알지 못하는 사이 과량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숨은 카페인까지 확인해야 상호작용 위험을 줄일 수 있다.
3. 자몽
자몽의 '푸라노쿠마린'이라는 성분은 소장과 간에서 약물을 분해하는 성분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면 약물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아 혈중 농도가 예상보다 증가하게 되고, 이는 약물을 과다 복용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김현진 교수는 "특히 고지혈증약, 혈압약, 면역억제제, 항부정맥제가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자몽주스는 하루 한 잔만으로도 효소 억제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자몽주스를 마신 후 최소 4시간, 가능하면 24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약을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고, 장기간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라면 아예 자몽주스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약 삼킬 땐 물이 가장 안전... "식전, 식후 복용법도 복약 지도대로"
약을 삼킬 때 가장 안전한 음료는 당연하게도 '물'이다. 약 처방 시 의사의 특별한 지시가 있지 않는 한, 충분한 양의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 약은 복용 시점과 방법에 따라서도 그 효과가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에 의사, 약사의 복약 지도대로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복약 지도대로 약을 복용했는데도 평소 없던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에는 증상을 잘 체크하여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